김상협의 책, ‘소치 허련’을 요약했다.
후대에 다도(茶道)로 이름을 알린 초의(草衣)(1786-1866)선사가 능내의 마재의 정학연(정약용의 장남)의 집으로 가는 길에 윤두서의 화집, ‘공재화첩’을 모사한 허련의 그림을 가져가 추사 김정희에게 보이자, 그림을 칭찬하며 진도(珍島)에 있는 허련에게 서울로의 상경을 권한다. 이때 소치(小癡) 허련이 32세였으니 늦은 나이였다. 품격은 이미 이루었으나 견문이 좁으니 안목을 넓히라는 것이 상경을 재촉한 이유였다.
김정희는 상경한 허련을 대면하고 말한다.
“그림을 그리는 길, 화도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네. 자네는 그림에 있어서 이미 화격을 체득했다고 생각하는가? 자네가 처음 배운 것은 공재 윤두서의 화첩인줄 아네. 우리나라에서 옛그림을 배우려면 곧 공재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네. 그러나 신운(神韻)의 경지는 결핍되었네.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이 모두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화첩에 전하는 것은 한갓 안목만 혼란하게 할 뿐이니 결코 들춰보지 않도록 하게. 자네는 화가의 삼매(三昧)에 있어서 천리 길에 겨우 세 걸음을 옮겨놓은 것과 같네.
*그림은 추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선과 난초는 둘이 아니란다.
不作蘭花二十年 偶然寫出性中天 閉門覓覓尋尋處 此是維摩不二禪
난을 치지 않은지 이십 년, 우연히 본성의 참모습을 그려냈구나, 문 닫고 찾고 또 찾은 곳, 이 경지가 바로 유마 불이선일세
若有人强要爲口實 又當以毘耶無言謝之 曼香 (秋史)
어떤 사람이 강요하면 구실을 삼아 마땅히 비야리성에 살던 유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과 같이 사절하겠다 .만향 (추사)
以草隸奇字法爲之 世人那得知 那得好之也 謳竟 又題 (古硯齋)
초서와 예서,기이한 글자를 쓰는 법으로써 그렸으니, 세상 사람들이 어찌 알수 있으며,어찌 좋아할 수 있으랴. 구경이 또 쓰다. (고연재)
始爲達俊放筆 只可有一 不可有二 仙客老人 (樂文天下士)(金正喜印)
처음에는 달준에게 주려고 그린 것이다. 다만 하나만 그릴 수 있을 뿐이지 둘은 있을 수 없다.선로노인 (낙문천하사) (김정희인)
吳小山見而豪奪 可笑
소산 오규일이 보고 억지로 빼앗으니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