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한국 창호와 일본 쇼지 | 왜 다른가


한국의 창호와 일본의 쇼지(障子)는 둘 다 나무 살에 종이를 발라 만듭니다. 재료도 짜맞춤도 같습니다.

쇼지가 더 단정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 단정함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다섯 편에 걸쳐 따라갔습니다. 이 페이지는 그 길잡이입니다.


다섯 갈래

1. 와비사비를 먼저 말해야 하는 이유

일본의 문은 와비사비 위에 서 있습니다. 결핍과 낡음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얇은 종이문 한 장으로 나타납니다. 현대 미니멀리즘의 뿌리를 여기서 짚습니다. → 1화 읽기


2. 종이를 어느 면에 발랐는가

한국은 살이 바깥이고 종이가 안쪽입니다. 일본은 그 반대로 붙입니다. 그래서 우리 방에서는 살이 한지 위에 그림자로 번지고, 일본 방에서는 종이를 지나 퍼진 빛 위로 살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 2화 읽기


3. 쿠미코와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쿠미코는 창호의 이름이 아닙니다. 못을 쓰지 않고 홈을 파 기하 문양을 짜 맞추는 목공 기법의 이름입니다. 한국 창호와 견줄 것은 쇼지입니다. → 3화 읽기


4. 하단의 판이 닮았는데 이유가 다른 것

우리 문 아래에는 궁창을 대고, 창 아래에는 머름을 놓습니다. 방바닥에 앉아 팔을 걸치는 높이입니다. 일본 코시이타도 하단을 막은 판이지만, 그 높이는 다다미 모듈이 정합니다. → 4화 읽기


5. 문을 여는 동작이 갈린 곳

우리는 문짝을 위로 들어 천장의 들쇠에 겁니다. 벽이 통째로 없어집니다. 일본 미세기는 좌우로만 움직이며 열린 만큼만 바깥을 들입니다. → 5화 읽기

아래 셋은 시리즈에서 다루지 않은 것입니다.



겹의 구성이 다릅니다

양쪽 다 창을 겹으로 답니다. 맨 바깥이 다릅니다.

일본은 아마도(雨戸)가 맨 앞에 섭니다. 판재로 짠 널문이라 종이가 없습니다. 비바람과 방범을 맡고, 낮에는 도부쿠로(戸袋)라는 집에 밀어 넣어 둡니다. 그 안쪽에 툇마루인 엔가와(縁側)가 있고, 그다음이 쇼지입니다. 방과 방 사이에는 양면에 두꺼운 종이를 바른 후스마(襖)가 섭니다.

우리는 덧창이 맨 앞입니다. 덧창도 살을 짜고 종이를 바른 창입니다. 그 안으로 여름에만 끼우는 사창, 창호지를 바른 영창, 종이를 두껍게 안팎으로 발라 빛을 막는 흑창이 이어집니다.

우리 덧창은 비바람 맞는 자리를 종이를 바른 채로 지킵니다.

그래서 살을 촘촘히 짜야 했고, 살이 비를 맞으니 바깥에 서야 했고, 종이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살에는 쇠시리가 있고 일본 살에는 없습니다

우리는 살 얼굴에 모양을 냅니다. 이것을 쇠시리라고 합니다. 얼굴에 내는 면접기가 있고 모서리에 내는 모접기가 따로 있습니다. 울거미의 마당 쪽 면에 치는 쌍사도 여기 듭니다.

일본 쇼지의 살에는 이런 가공이 없습니다. 모서리를 살짝 접는 정도이고, 다실의 쇼지는 그것마저 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습니다.

이유는 종이입니다. 일본은 살의 그 면이 종이가 붙는 면입니다. 골을 파면 종이가 뜹니다. 그래서 일본 건구는 오히려 그 면을 평평하게, 종이가 얹히기 좋도록 다듬습니다.

우리는 종이가 반대편에 붙으니 살 얼굴이 자유롭습니다. 대신 종이가 닿는 뒷면은 손대지 않습니다.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에도 울거미의 후면은 평면이 되게 하고 모서리는 접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종이가 앉을 자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양쪽이 같습니다.



이름 붙이는 축이 다릅니다

일본은 본수로 부릅니다

일본 건구 쪽 설명으로는 이렇습니다. 쇼지의 살은 종이 한 장 크기를 기준으로 할부하고, 한 면에 가로살 대여섯 본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세로살을 몇 본 넣느냐가 이름이 됩니다. 세 본이면 아라구미(荒組), 다섯 본이면 다테구미(竪組)입니다. 기준보다 촘촘하면 시게(繁)가 붙어, 세로가 촘촘하면 다테시게, 가로가 촘촘하면 요코시게가 됩니다.

이름 안에 숫자가 들어 있습니다. 모양은 이름이 알려주지 않는데, 알려줄 것도 없습니다. 전부 같은 격자니까요.


우리는 꼴로 부릅니다

세살, 정자살, 빗살, 용자살, 아자살, 완자살, 귀갑살.

글자를 닮았거나 사물을 닮았습니다. 이름을 들으면 무슨 모양인지 그려집니다. 살이 몇 본인지는 이름에 없습니다.


우리도 본수를 셉니다. 다만 이름이 아닙니다

세살은 가로살을 위·가운데·아래 세 묶음으로 나눠 넣습니다. 기본이 5-7-5인데 고정이 아닙니다. 문 키에 따라 3-5-3, 4-6-4, 6-8-6으로 오르내립니다. 상하가 대칭이고 가운데가 둘 더 많다는 것만 지킵니다.

세로살은 또 따로 셉니다. 칸이 보기 좋은 사각형이 되도록 잡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걸립니다. 바깥에 서는 덧창은 촘촘히, 안쪽 문은 성글게 짭니다. 어디에 서는 문이냐가 본수에 관여합니다.

같은 세살이라도 이 문과 저 문의 본수가 다릅니다. 그래서 본수로는 이름을 못 붙입니다.


왜 한쪽에서만 이름이 됐는가

쇼지는 다다미 모듈에 맞춘 규격 건구라 문 크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크기가 정해져 있으니 살을 몇 본 넣을지 고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문마다 크기가 다릅니다. 머름이 높으면 살이 들어갈 자리가 줄고, 궁창이 크면 또 달라집니다. 본수는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문에서 나오는 값이었습니다.

이름은 고른 것에 붙습니다. 그래서 남은 자리가 꼴이었습니다.

한 가지가 이것을 잘 보여줍니다. 다테시게와 요코시게는 들어오는 빛의 양이 거의 같습니다. 살의 총량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갈립니다. 빛의 양을 재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살이 비를 맞느냐 아니냐. 여기까지는 분명합니다. 우리 창호는 마당과 직접 만나는 자리에 섰고, 쇼지는 아마도 뒤에 섰습니다.

그 하나에서 종이의 위치가 갈렸고, 나머지가 줄줄이 따라 나왔습니다.

그 너머는 모르겠습니다.


온돌과 기후로 설명하는 이야기가 흔히 붙습니다. 우리는 데운 방을 가둬야 해서 겹으로 짰고, 일본은 여름을 기준으로 집을 지었다는 식입니다.

그럴듯한데, 종이를 어느 면에 바르는지까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가두는 데는 종이가 어느 쪽에 있든 지장이 없습니다.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출처

  •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 창호공사
  • 주남철, 「집의 얼굴 '창호窓戶'」, 국가유산청 『월간 문화재사랑』, 2015.4
  • 한국전통지식포탈, 「범살창호」
  • 新撰建具透雛形 : 障子並組子 上
  • 新撰建具透雛形 : 障子並組子 下

평목 블로그의 글과 기록은 출처(pyeongmok.com)를 밝히고 자유롭게 인용 및 발췌하실 수 있습니다.

평목 스튜디오의 다양한 패턴 디자인 보러가기

컬렉션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