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갑살 | 촉인가 턱인가
이 시리즈 · 창호 사전 · 10화 (전체 11화) 연재중
"전통창호의 이름과 짜임을 하나씩 정리합니다"
귀갑살 — 거북 등껍질 무늬로 짠 창입니다. 정육각형이 벌집처럼 이어집니다. 거북은 십장생의 하나입니다. 실제로 오래 사는 짐승이라, 거북 같은 수명을 귀령이라 따로 불렀습니다. 창에 거북을 새긴 뜻은 오래 살라는 것입니다. 내실에 씁니다. 밖에서 보는 창이 아니라 방 안에서 보는 창입니다. 주남철은 창호를 바깥과 안쪽으로 나누면서, 띠살·정자살·빗살 계열을 바깥 덧창호로 들고 용자살·아자살·귀자살·귀갑살·숫대살을 그 안쪽 창호로 들었습니다. 대청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불발기 한가운데에도 넣습니다.

귀갑살을 짜다 보면 살 셋이 한 점에서 만나는 자리가 나옵니다. 육각이 이어지니 그렇습니다. 그 자리를 뭐라 부르는가. 여기서 말이 갈립니다.
창호 쪽 말에는 촉이 없습니다
한국전통지식포탈의 범살창호 항목을 보면 살 맞춤을 셋으로 적습니다. 반턱, 긴 장부맞춤, 짧은 장부맞춤. 촉이라는 말은 안 나옵니다. 장기인도 그렇습니다. 반턱, 삼분턱, 사분턱, 장부. 창호를 다루는 글에서 촉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소목 쪽 말에는 촉이 가득합니다
가구 쪽으로 가면 사정이 다릅니다. 연귀촉, 제비촉, 숨은장부촉, 막장부촉, 턱장부촉, 주먹장부촉. 촉이 붙는 말이 줄지어 나옵니다.
연귀는 제비입이라는 뜻입니다. 두 재를 맞출 때 마무리가 보이지 않도록 귀를 비스듬히 잘라 맞춘 자리를 말합니다. 그 모양이 제비 입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그래서 소목장은 연귀촉을 제비촉이라고도 부릅니다. '숨은'은 이음면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숨은연귀촉짜임이라는 긴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턱은 촉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턱장부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먹장부촉도 있습니다. 턱과 주먹은 촉의 모양을 이르는 앞말입니다. 그러니 턱이라고 부르는 것과 촉이라고 부르는 것이 서로 다른 짜임을 가리키는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같은 것을 앞말로 부르느냐 뒷말로 부르느냐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다만 딱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연귀의 뜻풀이는 45도입니다. 그런데 육각에서 살은 120도로 만납니다. 반으로 나눠도 60도입니다. 45도라는 정의를 그대로 대면 어긋납니다. 연귀를 각도와 상관없이 모서리를 비스듬히 잘라 맞추는 일 전체로 넓게 쓰는지, 45도에만 쓰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말이 갈리는 이유
대목장은 집을 짓습니다. 소목장은 창호를 짭니다. 가구도 같은 손에서 나옵니다. 국가유산 기록도 소목장이 건물의 창호와 목가구를 함께 만든다고 적습니다.
그러면 두 어휘가 한 사람 안에서 만납니다. 가구에서 쓰던 말이 창호로 건너오고, 창호에서 쓰던 말이 가구로 건너갑니다. 문헌은 둘을 따로 적는데 손은 하나입니다. 말이 갈리는 자리가 여기라고 봅니다.
아직 답을 못 정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더 봐야 합니다. 다만 무엇이 갈리는지는 정해졌습니다. 창호 문헌과 소목 문헌이 다른 말을 쓰고, 턱과 촉은 반대말이 아니며, 연귀의 각도는 육각과 안 맞습니다. 여기까지 적어 둡니다.
출처
- 홍기옥, 「한국 목공(木工) 관련 어휘 연구」
- 한국전통지식포탈, 「범살창호」
- 주남철, 「집의 얼굴 '창호'」, 『문화재사랑』,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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