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모솟을살 | 칸이 육각으로 나오는 창
이 시리즈 · 창호 사전 · 8화 (전체 8화) 연재중
"전통창호의 이름과 짜임을 하나씩 정리합니다"
정의
육모솟을살은 살을 30°로 빗대어 짜고, 교차점과 교차점 사이에 수직살을 대어 칸이 정육각형으로 나오는 창입니다.
앞 편의 세모솟을살과 살은 같습니다. 각도도 같고 개수도 같습니다. 수직살을 어디에 두느냐만 다릅니다.

수직살 자리 하나
30°로 살을 걸면 한 구획이 마름모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세모솟을살과 똑같습니다.
교차점 위에 수직살을 대면 마름모가 반으로 갈려 삼각형이 됩니다. 세모솟을살입니다.
교차점과 교차점 사이에 수직살을 두면 육각형이 됩니다. 육모솟을살입니다.
한 뼘 차이입니다. 그런데 무늬가 바뀝니다.
그리고 짜임도 바뀝니다
여기가 이 창의 핵심입니다.
세모솟을살은 살 셋이 한 점에서 만납니다. 그래서 삼분턱맞춤으로 짭니다. 살 넓이를 3등분해야 하니 약해지고, 조립하다 부러지기 일쑤입니다.
육모솟을살은 셋이 만나는 자리가 없습니다. 수직살이 교차점을 피해 갔기 때문입니다. 둘씩만 만납니다.
그래서 다 반턱입니다. 어느 자리를 봐도 반턱맞춤입니다.
물론 각도가 있습니다. 직교하는 반턱이 아니라 비스듬히 물리는 반턱입니다. 그래서 턱 어깨가 사선으로 나옵니다.
그래도 3등분은 하지 않습니다. 살이 절반은 남습니다.
수직살 자리를 한 뼘 옮겼을 뿐인데 무늬가 바뀌고 짜임이 바뀌고 짜는 난도까지 바뀝니다.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닙니다.
반턱을 앞뒤로 번갈아 따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각도가 헷갈립니다. 하기 쉬운 실수입니다.
세모솟을살은 힘으로 부러지고, 육모솟을살은 정신을 놓으면 틀립니다.
어디에 쓰였나
세모솟을살과 같습니다. 주로 전각이나 절집에 쓰였고, 외부창에 씁니다.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에 꽃을 조각하기도 하고, 두밀이로 멋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이름 표기
문헌에는 육각소슬살로 적힌 자리가 있습니다. 장기인 『창호』 46쪽입니다.
소슬은 솟을이 소리 나는 모양입니다. 솟-에 -을이 붙으면 ㅅ이 뒤로 넘어가 [소슬]로 발음됩니다. 연음입니다. 자연스러운 소리 변화이고, 말할 때는 누구나 그렇게 발음합니다.
다만 적을 때는 다릅니다. 우리말은 소리대로 적되 뜻을 가진 형태는 원형을 밝혀 적습니다. 솟을대문을 소슬대문이라 적지 않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소리를 그대로 옮기면 말의 뿌리가 가려집니다. 살이 솟아 있어서 솟을살인데, 소슬살이라고 하면 그 뜻이 사라집니다.
같은 책 46쪽 본문은 솟을살이라고 씁니다. 그림 제목만 소슬살입니다. 옛 책에는 흔한 일이고, 지금 우리가 어느 쪽을 쓸지만 정하면 됩니다.
이 창도 부르는 이름이 여럿입니다.
장기인 『창호』는 40쪽에서 육모솟을살, 46쪽에서 육각소슬살이라고 합니다. 여섯 쪽 사이에 앞말과 뒷말이 함께 바뀝니다.
이 문제는 따로 다뤘습니다. → 〔장기인 책 이름 엉킴 글 링크〕
여기서도 기준은 하나입니다. 칸을 보면 됩니다.
칸이 정육각이면 육모솟을살입니다. 삼각이면 세모솟을살입니다.
출처: 장기인, 『창호』(한국건축대계 I), 보성각, 1983(2019 재판), 40~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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