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살 — 井자로 짠 창
이 시리즈 · 따져 봅니다 · 6화 (전체 6화) 연재중
"오래 굳은 것일수록 한 번 더 들여다봅니다"

정자살 — 井자로 짠 창
정자살은 살을 가로세로로 곧게 걸어 井자 격자를 만든 창입니다.
살 짜임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그래서 가장 널리 쓰였습니다.
이름
井자를 닮았다고 해서 정자살입니다. 우리말로는 우물살이라고 합니다. 천장에 같은 격자를 짜면 우물반자, 우물천장이 됩니다.
한자 이름과 우리말 이름이 나란히 살아남은 드문 경우입니다.
井이라는 글자 자체가 목수의 글자입니다. 우물물을 그린 게 아니라 우물 입구에 통나무를 엇갈려 짜 올린 틀을 그린 글자니까요.
살을 짜서 井을 만든 것이 아니라, 원래 짜여 있던 나무 틀이 글자가 되었다가 다시 살 이름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살 이름을 글자 모양에 빗대는 방식은 정자살만이 아닙니다. 완자살은 卍, 아자살은 亞, 용자창은 用입니다.
뜻을 담아 붙인 이름이 아니라 모양을 적은 이름입니다. 井에는 우물, 정전제, 별자리 정수(井宿) 같은 뜻이 오래 따라다녔고,
정자살을 그 뜻으로 풀이하는 글도 많습니다. 다만 조선 목수가 창을 짜면서 그 뜻을 헤아렸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짜임이 먼저 있었고 뜻은 나중에 붙었다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짜임
가로살과 세로살이 만나는 자리를 반턱으로 팝니다. 서로 절반씩 덜어내고 물리면 두 살의 겉면이 한 면으로 맞습니다.
못도 아교도 쓰지 않습니다. 기법이 이 하나로 끝납니다. 그래서 재단에서 버리는 나무가 적고, 한 칸이 상해도 그 자리만 갈아 끼울 수 있습니다. 정자살이 살림집부터 궁궐, 절집까지 두루 쓰인 까닭은 뜻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쪽입니다.
칸의 비례
칸은 정사각이 아닙니다. 세로를 조금 길게 잡습니다.
정사각으로 짜면 오히려 옆으로 퍼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이 커지면 비율이 또 달라지고, 짜는 손마다도 다릅니다.
자로 떨어지는 일이 아니라 눈으로 잡는 일입니다.
→ 「눈으로 잡습니다」 1화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링크)
쓰이는 자리
살림집과 궁궐, 절집의 덧창호로 두루 쓰였습니다. 안쪽에 세살이나 다른 살을 걸고 바깥에 정자살을 다는 구성이 흔합니다.
궁궐에서는 전각 정면 창호에도 많이 썼습니다. 살 칸이 많아 튼튼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자리에 매인 살이 아니라, 가장 낮은 집부터 가장 높은 집까지 같은 짜임으로 올라간 살입니다.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자살' 항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창호' 항목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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