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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과 관리 | 무엇을 바르고, 언제 다시 손보는가


마감과 관리 | 무엇을 바르고, 언제 다시 손보는가


우리 창호는 창호지를 방 안쪽에 바릅니다. 그래서 살과 울거미가 바깥으로 드러나 햇빛과 비를 그대로 받습니다. 쇼지처럼 방 안에 서는 문과는 마감을 고르는 기준부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바깥에 둔 나무가 상하는 방식

햇빛 속 자외선은 나무의 리그닌을 깹니다. 리그닌은 세포와 세포를 붙여 주는 성분이라, 이게 깨지면 표면이 푸석해집니다. 비가 깨진 성분을 씻어 내고 그 자리에 곰팡이가 앉으면, 나무는 반년쯤 지나 회색이 됩니다.

다행히 이런 열화는 겉에서만 일어납니다. 자외선은 나무 속 75µm쯤, 가시광선은 200µm쯤까지 들어간다고 합니다. 갈라짐을 빼면 상하는 건 표면 1mm 안쪽입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침엽수가 비바람에 깎여 나가는 속도도 100년에 6mm 안팎이라고 합니다. 회색으로 변한 문짝도 대패를 밀어 보면 속은 멀쩡한 까닭입니다.


마감의 네 갈래

첫째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입니다. 대패로 마감하고 그대로 둡니다. 일본 실내 건구는 흔히 이렇게 두고, 누렇게 바래면 칠을 하는 대신 씻어 냅니다. 이걸 잿물 씻기(灰汁洗い, 아쿠아라이)라고 합니다. 잿물은 짚이나 나무를 태운 재를 물에 우려 거른 알칼리성 물로, 예전에는 빨래나 기름때를 빼는 데 썼습니다. 요즘은 이름만 그대로 두고 전용 세정제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바깥에 두면 회색이 되고 조금씩 깎여 나가지만, 적어도 벗겨질 것은 없습니다.

둘째는 스며드는 기름입니다. 생들기름이나, 일본에서 쓰는 들깨기름(荏油, 에노아부라)을 문질러 먹입니다. 나무를 적셔 색이 한 단계 짙어지고 물을 조금 덜 먹게 됩니다. 하지만 자외선은 거의 막지 못합니다. 막이 없으니 일어날 것도 없고, 바래면 다시 문질러 바르면 됩니다. 대신 자주 발라야 합니다. 미국 산림제품연구소(FPL)는 이런 마감의 바깥 수명을 처음 1~2년, 덧바른 뒤로 2~4년으로 봅니다. 곰팡이도 걸립니다. 같은 자료는 건성유가 곰팡이 먹이가 된다고 적었고, 국내 시험에서도 생들기름은 곰팡이를 거의 막지 못했습니다(4주 방미율 4.10%).

셋째는 막을 만드는 투명 마감입니다. 끓인 들기름인 명유, 오동기름(桐油, 도유), 바니시, 우레탄, 옻칠이 여기에 듭니다. 물은 잘 막는데, 햇빛을 받는 자리에서는 언젠가 일어납니다.

넷째는 안료가 든 마감입니다. 착색 오일, 반투명 스테인, 페인트처럼 색을 입히는 것들입니다. 안료가 빛을 막아 주니 투명한 마감보다 훨씬 오래가지만, 그만큼 나뭇결이 덜 보이거나 가려집니다.


투명한 막은 왜 일어나는가

현장에서 "기름 먹인 막이 햇빛에 일어난다"고들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다만 막이 먼저 망가지는 게 아니라, 막 밑의 나무가 먼저 상합니다.

투명한 막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다 막지 못합니다. 빛이 막을 지나 그 밑의 나무 표면에 닿고, 거기서 리그닌이 깨지며 나무가 삭습니다. 막이 붙어 있던 바로 그 층이 약해지니, 막은 붙을 자리를 잃습니다. 막 자체가 부서진다기보다 붙은 자리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그사이 막도 햇빛에 굳어 부스러지기 쉬워집니다. 나무가 붇고 줄 때 따라가지 못하고 금이 가고, 그 틈으로 물이 들어갑니다. 결국 무른 막은 들떠 벗겨지고, 단단한 막은 조각으로 떨어집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는 바니시가 춘재 위에서 먼저 고장 난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홋카이도 임산시험장(林産試験場)은 투명 도료가 금이 간 자리부터 회색으로 변하고, 막과 나무 사이에 곰팡이가 핀다고 적었습니다. 3년 동안 바깥에 둔 시험편에서는 겉보기에 막이 멀쩡한데도 그 아래 만재 조직에 이미 균열이 생겨 있었다고 합니다.

막이 한번 일어나면 손보기도 까다롭습니다. 벗겨진 곳과 붙어 있는 곳이 얼룩덜룩 섞여 있어서 부분 보수가 어렵고, 대개는 다 벗겨 내고 처음부터 다시 칠해야 합니다. 스며드는 기름과 가장 크게 갈리는 곳이 여기입니다.


얼마나 가는가

미국 산림제품연구소(Williams 1999)와 일본 삼림총합연구소 가타오카 아쓰시(片岡厚)의 발표(2022)에 나온 숫자를 함께 놓아 봤습니다.

마감 바깥에서 다시 칠할 때까지
투명 바니시·우레탄1~2년 (온대 대부분 2년 안, 열대 1년 안)
발수제·스며드는 기름처음 1~2년, 덧바른 뒤 2~4년
반투명 스테인매끈한 면 2~4년, 거친 면 5~8년
반투명 함침형 보호도료 (일본)2~3년, 두 번째부터 4~6년
반투명 조막형 (일본)3~5년
페인트·은폐형4~10년

※ 일본 쪽 수치는 강연 자료의 표를 옮긴 것이라 원본 확인이 필요합니다.

투명한 막이 가장 짧다는 데는 미국과 일본이 같습니다. FPL은 아예 바니시를 바깥 목재에 권하지 않는다고 적었고, 일본 건축학회 표준시방서(JASS 18)에는 외부 목부용 투명 마감 규정이 없다고 합니다. 홋카이도 임산시험장도 투명 마감은 직사광과 비가 닿지 않는 곳에 쓰라고 권합니다. 비가 들이치지 않는 자리에 둔 수성 우레탄 간판은 5년이 지나도 잔금만 조금 생겼다고 하니, 같은 마감이라도 어디에 두느냐가 그만큼 큽니다.


옻칠은 사정이 다릅니다

옻칠도 막을 만들지만 무너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벗겨지기보다는 겉에서부터 깎여 나가고, 하얗게 분을 쓴 듯 변합니다. 교토시 산업기술연구소(京都市産業技術研究所)가 바깥에 단 옻칠 장식 쇠붙이를 10년 동안 지켜봤는데, 볕을 강하게 받은 흑칠은 도막이 243µm 줄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400µm 넘게 덧칠하고 열흘마다 물로 닦는 관리를 전제로 했다고 합니다. 아오모리현의 쓰가루 칠(津軽塗, 쓰가루누리) 시험에서는 1년 동안 직사광을 받은 표면이 가루처럼 일어나서, 옻 도막은 바깥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실험에서도 생칠 막은 자외선을 받으면 표면에 패임과 금이 생겼고, 600시간이 지나자 강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방 안쪽 면이나 실내 미닫이에는 오래가는 좋은 마감이지만, 볕을 받는 바깥 살에는 맞지 않습니다.


우리 쪽 기록

조선의 건축 마감 기름으로는 명유(明油)가 자주 나옵니다. 생들기름에 무명석(이산화망간), 황단(산화납), 백반을 넣고 끓여 만든 것으로, 의궤 거의 모든 책에 나오고 태조 7년에는 궁궐 칠에 명유 400말을 썼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들기름은 마르는 데 오래 걸리지만 명유는 12시간 안팎이면 마르고, 곰팡이 시험에서는 담가 처리했을 때 87.67%를 막았습니다. 의궤에 나오는 동유(桐油, 오동기름)도 실은 끓인 들기름이나 명유를 가리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서유구가 "우리는 동유나무 기르는 법을 몰라 끓인 들기름을 동유라 부른다"고 적어 두었다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명유가 햇빛에 얼마나 버티는지, 일어나는지는 공개된 시험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막을 만드는 기름인 이상 투명한 막의 운명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아직은 짐작입니다. 지금 국가유산 수리에서는 단청 마감재로 생들기름을 씁니다.

일본 민가 조사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실내의 격자창이나 덧문 보관함에서는 납 건조제를 넣고 끓인 기름(桐油, 도유로 추정)이 나왔지만, 바깥 목부는 풍화가 심해 무엇을 발랐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바깥 마감은 기록도, 흔적도 남지 않은 셈입니다.


관리

다시 칠할 때를 놓치지 않는 게 먼저입니다. 홋카이도 임산시험장은 열화가 막 시작될 때가 다시 칠하기에 가장 좋다고 봅니다. 막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다 벗겨 내야 하지만, 그 전에 손보면 얇게 덧바르는 것으로 끝납니다. 일본 삼림총합연구소의 시험에서는 물을 튕겨 내는 정도(발수도)가 처음의 80% 아래로 떨어지는 때를 다시 칠할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모서리는 둥글게 죽이는 편이 오래갑니다. 홋카이도 임산시험장이 막을 만드는 도료 11종을 4년 동안 바깥에 두었더니, 직각 모서리와 45° 모따기는 1년 안에 금이 가서 박리가 번졌고, 둥글게 모따기한 모서리는 열화가 적었습니다. 같은 도료를 발라도 막 두께가 평면은 257µm, 직각 모서리는 97µm로 모서리에서 얇아지기 때문입니다. 살과 울거미의 모접기가 모양만이 아니라 마감의 수명과도 이어져 있는 셈입니다.

햇빛에 바랜 색은 대패로 돌아옵니다. 열화가 겉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쇠에 닿아 검어진 자국이나 곰팡이로 생긴 얼룩은 속까지 들어가서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젖은 나무에 쇠붙이가 닿지 않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집 안에서도 창호마다 상하는 속도가 다릅니다. 처마가 얼마나 깊은지, 어느 쪽을 보는지, 덧문이 있는지에 따라 볕과 비를 받는 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남향으로 45° 기울인 면보다 남향 수직면이 깎여 나가는 속도가 절반쯤이라는 일본 자료도 있습니다.


출처

  • R. Sam Williams, "Finishing of Wood," Wood Handbook, FPL-GTR-113, 미국 농무부 산림제품연구소, 1999, 15장 (pp.15-7, 15-14~15-20).
  • D. L. Cassens & W. C. Feist, Finishing Wood Exteriors, 미국 농무부 Agriculture Handbook 647, 1986. https://www.fpl.fs.usda.gov/documnts/usda/ah647.pdf
  • P. D. Evans 외, "The search for durable exterior clear coatings for wood," Coatings 5(4): 830–864, 2015. https://www.mdpi.com/2079-6412/5/4/830
  • A. Cogulet, P. Blanchet & V. Landry, BioResources 13(1): 2116–2138, 2018. (Hon & Ifju 1978의 75µm·200µm 인용)
  • P. F. Laleicke & M. A. Hubbe, "Outdoor wood finishing: A review," BioResources 20(3): 7903–7982, 2025.
  • 가타오카 아쓰시, 「목재의 내후성과 도장 등에 의한 표면 보호에 대하여」, 에히메현 CLT 세미나 자료, 2022. (원제: 片岡厚, 「木材の耐候性と塗装等による表面保護について」) https://ehimeclt.com/web/wp-content/uploads/2022/10/R401.pdf
  • 이사지 신이치, 「목제 새시의 도장」(2013.8), 「만재부의 도막은 왜 잘 벗겨지는가」(2019.4), 「도막 열화에 미치는 모따기 가공의 효과」(2024.1), 『임산시험장 소식』, 홋카이도립종합연구기구 임산시험장. (원제: 伊佐治信一, 「木製サッシの塗装」, 「晩材部の塗膜はなぜはがれやすいのか?」, 「塗膜の劣化に及ぼす面取り加工の効果」, 『林産試だより』)
  • 「옥외에서의 투명 도장 마감 이용」, 『임산시험장 소식』 2016.11. (원제: 「屋外における透明塗装仕上げの利用」, 『林産試だより』)
  • 이시카와 아쓰코 외, 「목재 보호 도료의 내후 성능 평가: 시판 도료 43종의 옥외 폭로 4년」, 『목재보존』 42(2): 72–80, 2016. (원제: 石川敦子 外, 「木材保護塗料の耐候性能評価―市販塗料43種類の屋外暴露4年間」, 『木材保存』)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wpa/42/2/42_72/_article/-char/ja/
  • 오야부 야스시·사토 다카히코, 「옥외용 색칠 옻칠 장식 쇠붙이의 10년간 자연 폭로 결과를 생각한다」, 교토시 산업기술연구소 연구보고 No.10, 2020. (원제: 大藪泰·佐藤貴彦, 「屋外用色漆塗り錺金具の10年間の天然曝露結果を考える」)
  • 쓰가루 칠 옥외 시험 보고(제4보), 아오모리현 산업기술센터. (저자: 小松勇 외)
  • 안선아·김은경·장성윤, 「옻과 옻에 아교를 배합한 천연접착제의 자외선에 의한 노화 특성 연구」, 『보존과학회지』 32(4): 501–510, 2016.
  • 윤새민 외, 「전통 마감제인 명유의 방미효력 평가」, 『보존과학회지』 36(6): 505–510, 2020.
  • 장영주·류성룡, 「조선시대 동유(桐油) 사용의 진위」, 『건축역사연구』 32(5): 107–117, 2023.
  • 기타노 노부히코 외, 「민가 건조물의 전통 도장 재료 조사와 수리」, 『보존과학』 52: 227–240, 2013. (원제: 北野信彦 外, 「民家建造物における伝統的な塗装材料の調査と修理」, 『保存科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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